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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칼럼] ‘아시타비(我是他非)’에서 ‘애경(愛敬)’의 효문화로(2020. 12. 28.)

    김덕균 한국효문화진흥원 효문화연구사업단장

    [금강일보] 증삼은 공자의 제자이지만 공자와 더불어 다섯 성현 반열에 올랐다. 유교에서는 공자, 안연, 증삼, 자사, 맹자를 다섯 성현이라 한다. 이들은 성균관과 전국 각지의 향교에서 불천위 제사로 모시는 분들이다. 증삼은 지극한 효자로 소문나 더 유명하다. 효와 관련된 내용만을 추린 ‘효경’ 편찬에도 직·간접적으로 간여했다. 공자와 나눈 효에 대한 얘기를 그 제자들이 편집한 것이 ‘효경’이다. 어머니를 극진히 생각한 그는 어머니와 늘 마음이 통했다. 사랑과 공경으로 모자는 언제나 ‘이심전심(以心傳心)’이었다.

    어느 날 증삼이 산으로 나무하러 갔다. 틈에 증삼을 찾는 손님이 찾아왔다. 어머니는 산을 향해 증삼을 불렀다. 대답이 없었다. 한참을 불러도 소용없자 어머니는 손가락을 꽉 깨물었다. 산에서 일하던 증삼은 순간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 직감한 증삼은 집으로 달려왔다. ‘교지통심(啮指痛心)’이다. 부모의 사랑과 자녀의 공경이 서로 통함을 말한다. ‘부자자효(父慈子孝)’, 곧 지극한 사랑과 효(공경)의 상호성을 가리킨다. 그만큼 어머니와 증삼은 서로 믿고 사랑하고 공경했다.

    이런 효자 증삼과 이름이 똑같은 사람이 끔찍한 살인을 저질렀다. 말을 접한 사람이 정확한 내막을 알아보지도 않고 증삼의 어머니에게 달려왔다.

    “큰일났습니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베틀에 앉아 있던 어머니는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우리 아이는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조금 있다가 다른 사람이 와서 또 말했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답니다.”

    어머니는 여전히 믿지 않으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얼마 뒤 또 한 사람이 뛰어와 “어서 가 보세요.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니까요”라고 하자 증삼의 어머니는 몹시 놀라며 허겁지겁 달려갔다. 잘못된 얘기도 여러 번 계속하면 넘어간다는 뜻이다. 착하고 효성 지극한 증삼이 살인했다는 소리에 그럴 리 없다며 꿈쩍 않던 어머니가 같은 말을 세 번씩이나 반복하자 믿었다는 얘기다. 근거 없는 조작이나 모함도 자꾸 하게 되면 먹혀든다는 경계의 말이다.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도 같은 맥락이다. 모두가 ‘전국책’에 나온다.

    올해는 유난히 ‘가짜뉴스’가 판친 한 해이다. 정치적 신념, 이념적 가치의 차이가 부른 갈등이자 아픔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헐뜯는 말, 조작된 말, 진실하지 못한 말들이 난무했다. 불신사회를 조장한 안타까운 일들이다. 사실이 아님에도 심증만 있으면 일단 터트려 보는 게 일상화됐다. 거기에 알권리, 표현의 자유란 명분까지 붙었다.

    또 그런 말들은 일시에 천리를 갔다. 잘못을 알면서도 모르는 일이라며 시치미 떼는 것도 문제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퍼트리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자신과 자신의 정파에 유리하다면 온갖 궤변도 난무했다. 이면에 ‘내로남불’이 깔려 있다.

    교수신문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아시타비(我是他非)’이다.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선입견에서 가짜뉴스는 판친다. 공적 언론보다 자신들끼리 소통하는 SNS가 정론이 됐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 정보혁명 운운하며 언로는 오히려 막혔다. 다원구조 속 일방통행식 언로이다. 상호불신이 만든 불행이다. 여기서 상호 신뢰에 기초한 사랑과 공경을 얘기하면 뜬 구름 같은 얘기일 뿐, ‘너나 잘하세요’란 빈정거림만 듣지 않아도 다행이다.

    그래도 사회안정의 정신적 기초는 사랑과 공경에 기초한 효문화가 돼야 한다. 증삼과 어머니가 그랬듯, 소통의 원동력은 사랑과 공경에서 나온다.

    2020년 상호불신에 따른 가짜뉴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움츠린 사회 마음까지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제 정파, 세대, 이념간 깊어진 골을 화끈하진 않지만 잔잔한 효문화로 메꿔야 한다. 다가오는 2021년 사랑과 공경의 효문화를 되새기며 상호 신뢰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효의 메카도시 대전과 한국효문화진흥원이 더욱 빛나는 한 해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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