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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안영동에 가면 ‘대전효문화진흥원’이 있다

대전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대전효문화진흥원’(원장 장시성)이 우리를 맞아준다. 지난 3월 31일 개원했으니 오늘로 95일째, 사람으로 치면 얼굴 윤곽이 확실해지고 뽀얗게 젖살이 오르는 백일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2007년 국회에서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과돼 법적인 근거를 갖게 된 효문화진흥원 건립을 놓고 당시 여러 도시에서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고, 대전이 최종 낙점된 바 있다. 대전이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점도 있고, 이미 안영동 일대에 중구청에서 운영하는 효문화마을, 뿌리공원, 족보박물관이 있어 한국 효문화를 선도하는 인프라를 구축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 또한 대전효지도사교육원 원장으로서 효운동의 선구자 격이었던 고(故) 오원균 씨를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효문화진흥원을 대전으로 유치하자는 100만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노력으로 결실을 보았다. 국비 122억 원과 대전시 예산 123억 원 등 총 245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2만 2300㎡의 부지를 마련했고, 2015년 착공해 지하 1층, 지상 3층과 별관인 효체험실 등 연건평 8342㎡의 초현대식 효 교육·체험 공간을 건립했다. 정부에서 이런 효문화 진흥의 장을 만든 데에는 당면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불릴 만큼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을 갖고 살아왔다. 대가족제도 속에서 효를 백행지본(百行之本)으로 삼은 것이다. 임금을 섬기는 큰 효(충·忠), 부모를 섬기는 작은 효를 같은 개념으로 보면서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중히 여겨왔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부모를 섬기는 효 실천을 우리 삶의 기본 덕목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 가치관이 허물어지고 있다. 급격한 경제 발전과 함께 핵가족화·도시화·현대화되면서 기존 가치가 붕괴된 것이다. 정체된 농경사회에서 급속하게 산업사회로 전환됐고, 지식정보화 사회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미풍양속이나 유교적 가치가 크게 와해됐다. 거기에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족구성원 간의 대립과 갈등도 심화돼 해체되는 가족도 늘었다. 1인 가족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 남을 따뜻하게 배려하는 마음도 엷어지고 있다. 요즈음은 충효를 구시대적인 산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예 충효에 관심조차 없는 신세대가 늘어나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일찍이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로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세계를 밝히는 동방의 등불”이라고 노래하고, “긴 역사와 전통, 그리고 대가족제도에서 효를 실천하는 나라”를 그 이유로 꼽았다. 20세기 최고의 석학 중 한 사람인 영국의 역사학자인 토인비도 “내가 죽을 때 딱 한 가지만 갖고 간다면 효의 정신이 흐르는 한국의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는 효에 소홀했다. 효사상을 유교가 만들어낸 구시대의 산물로 간주하는 편견까지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독교의 윤리도 십계명 중 사람에게 명하는 첫 계명에서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고 했고, 불교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서도 ‘어머니가 열 달 동안 태중(胎中)에서 자식을 간직해주는 은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가며 키우는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도 넓다’라고 가르친다. 우리나라에서만 효자·효녀를 칭송하는 듯하지만 미국 제16대 대통령인 링컨의 효행, 자동차왕 헨리 포도의 효심, 세계적 동화작가인 안데르센의 효, 그리고 나폴레옹과 그 어머니와의 자모(子母) 관계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효 이야기들이다. 대전효문화진흥원은 무너지는 한국의 효를 다시 일으키고, 인성을 바르게 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갈수록 발달하는 첨단과학과 인간의 지혜는 신의 영역을 넘보려 하고 있지만,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는다면 이 지구는 결국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한국의 효가 효의 세계화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할 때라고 본다. 이 시점에 대전효문화진흥원이 구심점이 돼 효를 다시 일으키고 되살리는 데 크게 기여해주길 바란다. 그런 뜻을 담아 필자도 이번 주말 백일박이 대전효문화진흥원을 만나러 안영동에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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