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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대전을 빛내는 ‘한국효문화진흥원’(2019. 4. 15.)

김덕균 한국효문화진흥원 효문화연구사업단장

‘정명(正名)’은 공자의 핵심가치 가운데 하나다. 간단하게는 ‘바른 이름 사용’이고, 정확히는 ‘이름을 바로잡다’는 뜻이다. 이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명분도, 규모도, 실제도 달라진다. 신분과 직급에 따른 이름도 그렇지만, 기관 명칭도 어떤 이름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역할과 규모가 달라진다. 한마디로 이름은 그릇이다. 작은 그릇에는 큰 것을 담을 수 없다. 다음은 기관 명칭 때문에 경험한 일들이다.

효문화진흥원 사업 지원 요청을 위해 중앙 부처에 갔다. 대전효문화진흥원이 표시된 명함을 내밀자, 대뜸 수도권 소재 사단법인체인 한국으로 시작하는 단체의 지방 조직인가를 물었다. ‘효행장려법’에 근거한 대전효문화진흥원을 민간단체의 부속기관 정도로 이해한 것이다. 명칭 때문에 생긴 일이다. 사실 이런 경험은 수도 없다.

대전효문화진흥원에서 만든 효문화표준교재를 경기도의 어느 기초단체에 소개했다. 교재의 발간처를 보더니 “왜 우리가 대전에서 만든 교재를 쓰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전국의 유무형 효문화자산을 조사하며 충청남도에 예산 협조요청을 했다. 긍정 검토를 하던 관계자는 충남이 대전에 예산지원을 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대전을 빼고 그냥 ‘효문화진흥원’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역제안 했다. 같은 내용을 전라북도에 제안했을 때에는 아예 전북의 민간단체와 함께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며 처음부터 대전효문화진흥원을 사업 주체에서 협력단체로 전락시켰다. 대전이란 지역 명칭 사용에 따른 그간의 경험들이다.

효행장려법에는 효문화진흥원 설치를 규정하고 국내외 전반의 효문화진흥을 위한 연구조사, 통합정보 기반구축, 교육활동, 전문인력 양성 등등의 포괄적 책무를 명시했다. 유사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보호 장치도 만들었다. 이렇듯 전국단위의 효문화진흥원이 대전이란 지역명칭을 사용하면서 작은 그릇으로 오인된 것이다.

대전에 대전효문화진흥원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대전에 한국효문화진흥원이 있는 것은 자랑이다. 전국 지자체마다 중앙행정기관이나 단체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뜨거운 이 마당에 한국효문화진흥원이 대전에 이미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닌가. 비록 대전시 출연기관이라 하더라도 광역 명칭 덕분에 누릴 다양한 부가가치와 의미를 생각한다면 결코 손해는 아닐 것이다.

경상북도 조례로 1995년 설립된 ‘한국국학진흥원’이 그 실례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도 예산으로 설립, 운영을 하면서도 전국적인 활동을 하였고, 결국 경북을 국학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적극적인 광역화 사업에 따른 중앙부처 예산도 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큰 그릇을 만들고 큰 그림을 그리며 활동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만일 도 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 해서 명칭을 ‘경북국학진흥원’이라 제한했다면 과연 이런 일들이 가능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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