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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효와 얼굴(2019. 7. 8.)

김덕균 한국효문화진흥원 효문화연구사업단 단장

서시(西施)는 중국 춘추시대 월나라 미인 중의 미인이다.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그의 미모에 빠져 나라가 위태롭게 되었다는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말도 나왔다. 미모에 취한 '물고기는 물속으로 가라앉고, 기러기는 땅으로 떨어지며, 달은 구름 뒤로 얼굴을 가리고, 꽃은 스스로 부끄러워하노라'는 시도 나왔다.

‘장자’에는 그의 아름다움 때문에 생긴 웃지 못 할 일화가 전한다. 서시가 위장병으로 속이 쓰리자 인상을 찌푸렸다. 마을사람들은 그 모습조차도 예쁘다고 여겼다. 같은 동네 동시(東施)라는 형편없이 못생긴 여자가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이를 흉내 냈다는 이야기다. 마을여자들 모두가 찡그리고 다녔다는 말도 있다. ‘동시효빈(東施效?)’이라는 고사성어의 내용이다. '무턱대고 남을 흉내 낸다'는 뜻도 있다. 남의 결점을 장점으로 알고 흉내 내는 것을 말한다.

양자(陽子)는 전국시대 유명한 학자다. 그가 이웃 송나라에 갔을 때 두 여자를 만났다. 한 사람은 예쁘고, 한 사람은 볼품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볼품없는 여자는 주변의 사랑을 온몸에 받고 있었고, 예쁜 여자는 멸시와 천대를 받았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 사람이 귓속말로 “예쁜 여자는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로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도대체 어디가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어요. 저 못생긴 여자는 볼품없이 생긴 것은 알지만, 하는 행동과 마음 씀씀이를 봐서는 어디가 그렇게 볼품없는지를 모르겠단 말씀입니다. 오히려 아름답게 보이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마음이 얼굴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예쁜 얼굴이라도 마음이 미우면 밉게 보인다. 반대로 넉넉한 마음, 관용하는 마음, 아름다운 마음씨를 소유하고 있다면 외모 상관없이 아름답게 보인다. ‘순자’에 '얼굴은 마음만 못하다'고 했다. 얼굴이 마음을 이길 수 없고, 마음으로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얼굴이 '비록 볼품없더라도 심술(心術)이 좋으면 군자가 될 수 있고, 형상이 뛰어나도 심술이 나쁘면 소인이 된다'고 했다. '장단, 대소, 선악의 형상은 길흉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것은 관상술에도 없고 학자들도 말한 적이 없다'며 관상쟁이들의 대중을 향한 농간도 일갈한다.

언제부턴가 방학 때면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룬다. 개학하면 서로 몰라볼 정도라고 한다. 취직 컨설팅 전문가도 성형을 권장하며 부추긴다. 대학생만이 아닌 중고생도 마찬가지란다. 성형공화국이 된 건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외모지상주의가 성형열풍을 낳은 것이다. 너도나도 고친 얼굴이라 이젠 말하는 것도 식상하다. 어느 경우에는 같은 성형외과 시술인지, 본 뜬 모델이 같았는지 주변 비슷한 사람도 많다. 헷갈린다.

아무리 예뻐도 마음이 아름답지 못하면 예쁘지 않다. 화려한 외모라도 사용하는 언어가 저질스럽다면 실망만 남긴다. 비록 수수하더라도 교양 있는 언행은 아름답다. 온유한 마음, 겸손한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 행동으로 보일 때 아름답다. 예절바른 모습은 주변의 호감을 산다. 꾸며진 외모의 아름다움은 오래가지 못한다.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람들 마음속에 오래 머문다.


‘논어’에서 효를 ‘색난(色難)’이라 말했다. 편안한 얼굴로 부모님을 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 부모님 얼굴빛을 보고 뜻에 맞게 봉양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도 있다. 주체가 부모가 되었든 자식이 되었든 모두가 얼굴빛이 편안해야 한다는 말이다. 얼굴이 편안하면 서로에게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부모의 자식사랑, 자녀의 부모공경, 얼굴빛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얼굴빛이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면 마음이 얼굴을 만든다는 고전의 말을 되새겨야 할 때다. 마음 가꾸는 데 독서만한 게 없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다면 독서가 제일이다. 책으로 인생을 변화시킨 이들의 얼굴에서 광채가 난다는 말도 있다. 멈춰서서 돌아볼 기회를 갖는 것이 독서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얼굴을 평안하게 해준다. 독서하며 사고(思考)하고, 사고하며 독서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아름다운 사람, 지적인 사람, 효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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