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칼럼] 10월은 효의 달(2019. 9. 30.)
- 등록일 : 19-10-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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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균 한국효문화진흥원 효문화연구사업단장
효는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 은혜에 대한 보답이다.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자녀들이 효로써 보답한다는 부자자효(父慈子孝)를 말한다. 따라서 부모자녀는 사랑과 효로 이뤄진 쌍방향적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시대가 흐르면서 사랑과 효의 경중이 달라졌다. 옛날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자녀의 효가 강조되었다. 할고단지(割股斷指)나 3년 시묘살이와도 같은 자녀의 일방적 희생이 효자의 필수 항목이었다. 부자(父慈)보다는 자효(子孝)를 강조했다. 전통적 효행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풍토는 이 때문에 조성되었다.
중국 노나라 양향(楊香)이란 15세 소년은 아버지를 위해 호랑이를 물리쳤다. 몸을 던져가며 아버지를 구한 양향은 이후로 대표적인 효자로 칭송되었다. 만일 오늘날 비슷한 상황을 맞게 된다면 아버지와 아들 누가 위험요소를 퇴치해야 할까? 몇 해 전 임진강 수몰 참사를 기억한다면 답은 쉽게 나온다. 급한 물살에 떠내려가던 12세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희생한 사건이다. 옛날 같았으면 아버지가 살고 아들이 죽었을 텐데, 임진강에서는 그 반대였다.
중국 한나라 때 곽거(郭巨)는 매우 가난한 형편에 노모를 모시고 살았다. 3세 된 어린 자식이 있었는데, 노모는 항상 자신의 밥을 덜어 손자에게 주었다. 곽거는 이를 안타까워하며 아내에게 말했다. “가난해서 먹을 것을 제대로 대접해 드리지도 못하는데, 아이가 어머니 음식을 먹고 있다. 애는 또 낳을 수 있지만, 어머니는 한 분이다. 애를 땅에 묻어 버립시다.” 아내도 남편의 말에 순종하였다.
애를 묻기 위해 땅을 파는데, “하늘이 효자 곽거에게 주는 것”이라는 글이 새겨진 황금솥이 나왔다. 부부는 아들을 묻지 말라는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고 아이를 데리고 돌아와 잘 살았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예가 ‘손순매아(孫順埋兒)’란 제목으로 ‘삼국유사’에 전한다. 황금솥 대신 석종(石鐘)이 나왔다는 것 말고는 줄거리는 같다.
대전 식장산 효자 설화도 유사하다. 노모 위해 아들 묻을 땅을 파는데 그릇이 나왔다. 그릇은 먹거리 해결의 상징이다. 하늘이 효자 집안에 넉넉한 먹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 대전의 경우 중국의 곽거나 신라의 손순과는 다른 결론이 흥미롭다. 곽거와 손순은 하늘이 주는 복을 계속 누리지만, 대전의 효자는 노모가 돌아가시자 그릇을 원래 있던 자리에 갖다 묻었다. 그래서 그릇을 묻었다 해서 식장산(食藏山)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실제성 여부를 떠나 옛날 효자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자녀의 일방적 희생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 효행은 부모를 위해서 목숨도 기꺼이 희생하였다는 것이다. 자녀 위해 무슨 일이든 감내하는 요즘 부모 입장에서 보면 납득하기 힘들다. 물론 부모 위해 자녀를 희생시키는 것도 상식적으로 가당치 않다. 그래도 그 옛날 부모 봉양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풍토에서는 엽기적 효행도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통용되었던 것 같다.
한마디로 옛날엔 부모의 사랑보다는 자녀의 효도가 강조되었다. 반면 오늘날엔 부모의 사랑이 자녀의 효도보다 강조되고 있다. 자녀의 효도 중심에서 부모의 사랑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부모 자녀 관계에서 요구되는 윤리는 결코 어느 쪽으로도 편중되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부자자효’의 쌍방향적 관계윤리여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의 마음(慈愛)은 하나이듯 부모에 대한 자녀의 마음(孝心)도 하나다. 하지만 효심을 표현하는 방식은 같지 않다. 효심은 같아도 효행은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10월을 ‘효의 달’로 지정하였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부모 자녀 관계의 바른 자효(慈孝)윤리의 회복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일방적 사랑이나 효도는 오늘날 맞지 않다. 사랑과 효가 적절히 어우러진 부모 자녀 관계 회복이 시급하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의 필수요소로 사랑과 효의 하모니가 절실한 때다. 나아가 그 마음을 확장한 사회적 효도 구체화해야 한다. 효의 달 10월을 맞이하며 전국 유일의 한국효문화진흥원과 뿌리공원, 족보박물관이 있는 대전의 책무와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건강하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