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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孝 이야기) 복 받은 착한 동생과 심술궂은 형 이야기(2020. 8. 24.)

대전 서구 용문동에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집도 세간도 없는 거지 형제가 있었습니다. 동생은 마음이 착했지만, 형은 욕심 많은 심술꾸러기였습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읜 불쌍한 형제는 하루하루 구걸로 먹고 살았습니다.

하루는 심보 고약한 놀부 형이 “나는 이 쪽 연기가 많이 나는 동네로 갈테니, 너는 저 쪽 연기가 적게 나는 동네로 가거라.”고 하였습니다. 착한 동생은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형이 간 동네는 생솔가지를 때느라 연기만 많이 났던 동네였고, 동생이 간 마을은 부촌인지라 막걸리에다 미역국까지 잘 얻어먹고 돈까지 동냥해 왔습니다. 거기다가 어느 집 대문 앞에서 누군가 흘린 돈을 주워서 원래 주인을 찾아 주자 기특하다며 돈을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동생은 자신이 아무리 거지 신세라도 남의 것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돈이 생긴 동생을 본 형은 질투하며 동생의 돈을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동생은 자기 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치자 형은 동생을 뒷산 소나무에 칡덩굴로 매어 놓고는 돈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형은 해가 지도록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동생이 목 놓아 울고 있는데, 어디선가 할머니가 나타나 넝쿨을 풀어주고 저녁밥까지 챙겨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산등성이에 있는 제당에 가서 자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착한 동생은 할머니가 하라고 한 대로 저녁에 산제당으로 올라가 다락방에 누워 잠을 청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도깨비들 한 패가 몰려왔습니다. 동생은 다락문 틈으로 내다보며 숨을 죽이고 살펴보았습니다.

도깨비 하나가 “저 건너 사람들 참 바보 같아. 굳이 물을 길러 이 십리 밖까지 가지 않아도 동구 밖에 있는 큰 나무만 제치면 물이 솟는 걸 모른단 말이야.”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동네 사는 사람들은 물을 길러 수 십리 길을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다른 도깨비가 “뒷 동네사람들 좀 봐. 앞산에 고려장 하나만 파면 큰 부자가 될 텐데 그것도 몰라.”라고 하며 무덤에 보물창고가 있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또 다른 도깨비가 끼어들면서 “김 부잣집 딸은 뒷곁에 불만 지르면 병이 깨끗이 나을 걸 그것도 모르고 저렇게 앓고만 있으니 참 어리석단 말이야.”라고 하며, 서로 경쟁적으로 수다를 떨었습니다. 동생은 도깨비들의 소리를 들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모두가 맞는 말 같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동생은 마을로 들어가 어젯밤 도깨비들이 한 말들을 확인해 보니, 진짜로 김 부잣집 딸이 중병으로 오랫동안 앓고 있었습니다. 그 길로 동생은 김 부잣집으로 가서 “내가 따님을 낫게 할 방법을 가르쳐 줄테니 살아나면 내 각시로 주세요.”라며 용기 있게 제안하였습니다.

지금껏 온갖 방법을 다해 치료해 보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며 김 부자는 그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동생은 도깨비가 말한 대로 뒷곁에 불을 질렀습니다. 그러자 누워 있던 딸이 갑자기 “휴우!” 한숨을 내쉬면서 일어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동생은 김 부잣집 사위가 되었습니다.

또 동생은 도깨비가 말한 동네로 갔습니다. 마침 어느 집을 지나며 목이 말라 냉수를 청하자 바가지에 겨우 물 한 모금 내주는 것이었습니다. 워낙 물이 귀해서 그렇다고 미안해하면서 말입니다. 동생은 “내가 물을 나오게 해줄 터이니 나에게 쌀 열 가마만 주세요.”라고 제안하였고, 집주인은 그리하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동생은 “저 나무를 넘어뜨려보시오.”라고 하였고, 집주인이 동네사람들과 함께 나무를 넘어뜨리자 거기서 맑은 물이 솟아 나왔습니다. 도깨비들이 한 말들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또 동생은 뒷동네로 갔습니다. 그 동네는 너무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동생은 고려장에서 금은보화가 나오면 삼분의 일을 받기로 하고는 뒷동네 사람들과 함께 무덤을 팠습니다. 그러자 무덤에서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동생은 김부자네 딸을 아내로 얻었고, 또 많은 재산을 모아 편히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착한 동생은 형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어디론가 사라진 형을 찾기 위해 동생은 걸인잔치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형은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런 소식을 몰랐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동생에 대한 소문을 듣고는 동생 집으로 왔습니다. 동생은 형을 극진히 대접하며 그 동안의 일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형은 전에 동생을 묶어 놓았던 산으로 달려가 자기 몸을 칡덩굴로 칭칭 묶고는 역시 할머니를 기다렸습니다.

얼마 안 있어 할머니가 나타나 동생에게 일렀던 대로 산제당에 가서 잠을 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동생에게 골탕을 먹은 도깨비들은 형을 잡아 방망이로 치고 때리고 해서 그만 죽이고 말았습니다.

착한 동생이 슬피 울며 형의 죽음을 애도했으나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는 형의 장례를 후하게 치르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며 형의 명복을 빌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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