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학교 수탁장교(인도네시아 대령)
이맘 수베크티(IMAM SUBEKTI)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와 호주 대륙 사이에 위치하여 인도양과 태평양을 걸쳐 17,000개 이상의 섬들이 모여 있는 가장 큰 군도 국가이다. 각각의 섬마다 독창적인 전통과 풍습을 갖고 있어 인도네시아는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를 갖는다. 그 중에서도 무디크(Mudik)와 숭크만(Sungkeman)은 다양한 섬들의 문화가 섞여 만들어진 가장 보편적인 국가 전통으로, 한국의 효문화와도 연관성이 매우 깊다.
무디크(Mudik)는 자바 부족 언어 ‘Mulih-dhisik’에서 유래한 말로 ‘잠시 집으로 돌아오다’라는 뜻을 의미한다. 오래 전 시골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희망을 찾아 대도시로 이주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1년 내내 대도시에서 일하며 시간을 보냈고, 연휴가 길게 있을 때면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과 친척을 만났다. 당시 인도네시아인들은 대부분 이슬람교도들이었기 때문에 라마단 단식기간이 끝나면 ‘Idhul Fitri day’ 라고 불리는 긴 연휴를 가졌다. 이 연휴는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가족들을 만나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되었다. 이 때 옷, 보석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선물을 가져가서 고향의 가족과 오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며 함께 행복을 나눈다.
오늘날 무디크는 다른 섬의 부족들도 모두 실천하는 국가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 전통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공유하고 배려하는 것이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매우 흔한 관습이 되었다. 또한 무디크 행사는 국가 경제 순환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숭크만(Sungkeman)은 젊은 세대에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오래된 전통 중 하나로 ‘부모와 연장자에 대한 자녀의 헌신’과 ‘과거를 용서함으로써 모두 깨끗하고 신성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기도를 통해 미래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원하며, 무디크나 전통 결혼식에서 숭크만 전통을 찾아볼 수 있다.
무디크 기간 동안 숭크만은 젊은 자녀들이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 내 연장자에게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부모님은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의자에 앉고 자녀들이 그 앞에 모인다. 가장 나이가 많은 자녀가 먼저 부모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사과를 드리고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하는 말을 드린다. 부모는 자녀에게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현명한 조언을 준다. 그러면 자녀는 부모님의 오른손에 입을 맞춤으로써 사랑을 표현한다. 한 명이 의식을 끝내면, 그 다음 나이가 많은 순으로 차례대로 진행한다.
결혼식에는 혼인하는 부부가 양가 부모님들께 축복을 요청하며 숭크만이 이루어진다. 신랑과 신부는 양가 부모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지금의 자리로 인도해주시고 키워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부모님의 오른손 손바닥에 입을 맞춘다. 신부의 아버지는 결혼생활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조언과 지혜를 전달하며, 사랑과 축복의 의미로 신부의 뺨에 입을 맞춘다.
숭크만 문화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싹트고 있다. 과거에 자바족으로부터 도입되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현지의 풍습이었지만, 이제는 인도네시아 모든 부족의 사람들로부터 행해지는 보편적인 문화가 되었다. 이는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중시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숭크만 정신이 주는 철학적 의미가 보편적 관념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숭크만의 깊은 뜻은 부모님께 효를 실천하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는 젊은 영혼들의 스스로 깨우치려는 노력과 성찰을 의미한다. 최근 많은 젊은이들이 시대의 파도에 휩쓸려 자신의 정체성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숭크만을 통해 자신의 기원을 깨닫고 어른들 앞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된다.
숭크만은 부모-자식 관계의 소통과 노인세대-젊은세대의 조화 정신으로 이어져, 인도네시아 사회가 서로 간의 따뜻한 분위기와 화합의 정신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숭크만 문화는 향후 변화하는 시대흐름과 젊은 세대들의 행동 변화에 의해 점점 더 잠식될 것이기 때문에, 그 신성함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